맥주를 색깔로 분류하는 것은 과연 적절한가?
맥주를 이야기할 때 가장 흔히 떠오르는 고정관념 중 하나는 맥주가 색깔에 따라 분류된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맥주가 화이트(화이트 비어)에서 시작해 블론드(밝은 금색), 앰버(호박색), 브라운(갈색), 블랙(검은색)으로 이어지는 색상 스펙트럼에 따라 나뉜다고 생각합니다. 이 방식은 대중들에게 직관적으로 이해되기 쉬워, 실제로 많은 양조장들이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하지 않기 위해 이러한 색깔 분류를 사용하곤 합니다.
하지만 맥주 전문가들은 이 색깔 분류가 맥주의 풍미를 설명하기에 적절치 않다고 주장합니다. 맥주의 색깔은 맥아의 가공 방식에 따라 결정되며, 이는 풍미를 구성하는 수많은 요소 중 하나일 뿐입니다.
맥주의 기본 구성 요소와 색깔의 비밀
맥주는 기본적으로 네 가지 요소로 구성됩니다: 물, 맥아, 홉, 그리고 효모. 맥주의 색깔은 주로 맥아(Malt)에 의해 결정됩니다. 맥아는 대개 보리를 발아시킨 후 건조하여 만들어집니다. 이 과정에서 배조(맥아(엿기름)을 불에 쬐어 말리는 작업; Kilning ; Touraillage)라고 불리는 건조 및 로스팅 단계가 색깔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입니다.
맥아와 색깔
- 밝은 맥아(Pale Malt): 낮은 온도에서 건조하여 밝은 금색을 냅니다.
- 앰버 맥아(Amber Malt): 중간 온도에서 건조해 호박색과 캐러멜 풍미를 냅니다.
- 브라운 맥아(Brown Malt): 더 높은 온도에서 로스팅하여 갈색과 견과류, 구운 빵 같은 풍미를 제공합니다.
- 블랙 맥아(Black Malt): 고온에서 강하게 로스팅해 초콜릿이나 커피 같은 풍미를 부여하며, 검은색을 냅니다.
맥주의 색은 이렇게 맥아의 로스팅 온도와 시간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빵이 토스터기에서 점점 더 진한 색으로 변하는 과정을 떠올려 보시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색깔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풍미의 다양성
비록 맥주의 색깔이 맥아의 로스팅 정도를 반영하지만, 이는 맥주의 전체적인 풍미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합니다. 맥주 맛을 결정짓는 주요 요소는 다음과 같이 다양합니다:
- 효모와 발효 방식: 맥주는 크게 상면발효(에일), 하면발효(라거), 자연발효(람빅)로 나뉩니다. 발효 방식은 맥주의 질감과 풍미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 홉: 홉은 맥주의 쓴맛과 향을 부여합니다. 사용되는 홉의 종류와 양에 따라 꽃, 과일, 허브, 나무 등 다양한 향이 나타납니다.
- 양조 방식: 브루잉 과정에서의 온도, 시간, 필터링 여부 등이 풍미를 좌우합니다.
따라서, 같은 색의 맥주라 하더라도 풍미가 완전히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밝은 색의 맥주 두 종류를 비교해 보세요. 하나는 홉이 강조된 IPA(Indian Pale Ale)이고, 다른 하나는 부드럽고 달콤한 블론드 에일(Blonde Ale) 이라면, 색은 비슷하지만 맛은 전혀 다를 것입니다.
색깔 분류의 한계와 스타일 분류의 등장
색깔 분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맥주는 스타일로 분류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 스타일 분류는 BJCP(Beer Judge Certification Program)(https://www.bjcp.org/)에 의해 체계화되었으며, 맥주의 주요 특징(색깔, 알코올 도수, 원재료, 발효 방식, 풍미 등)을 명확히 설명합니다.
스타일 예시
- 스타우트(Stout): 검은색 맥주로, 커피와 초콜릿 같은 강한 로스팅 풍미를 지님.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유래.
- 드라이 스타우트(Dry Stout): 예) 기네스.
- 임페리얼 스타우트(Imperial Stout): 높은 도수, 강한 풍미.
- IPA(India Pale Ale): 홉의 쓴맛과 열대 과일 향이 특징.
- 뉴 잉글랜드 IPA(NEIPA): 탁하고 부드러운 맛.
- 더블 IPA(DIPA): 홉과 알코올 도수가 두 배.
- 람빅(Lambic): 벨기에 전통 자연발효 맥주, 산미와 과일 풍미가 강함.
새로운 분류 방식의 가능성
현대 양조업계는 매우 창의적이고 실험적입니다. 이에 따라 기존 스타일에 얽매이지 않은 새로운 맥주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디아 페일 라거(India Pale Lager), 임페리얼 스모크(Imperial Smout), 옥시탄 페일 에일(Occitan Pale Ale) 같은 창의적인 이름들이 붙기도 합니다.
또한, 일부 전문가들은 맛, 색깔, 알코올 도수 등으로 분류하는 방식을 제안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 "상큼한 산미의 블론드 또는 화이트."
- "캐러멜 풍미가 있는 앰버 또는 레드."
- "초콜릿, 커피 풍미가 강한 블랙."
이런 분류는 특히 대중이 맥주 세계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유용합니다.
결론: 스타일 분류의 중요성
비록 새로운 분류 방식들이 제안되고 있지만, 스타일 분류는 여전히 맥주 세계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이는 단순한 분류를 넘어 맥주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맥주의 스타일을 이해하면, 단순히 "이 맥주는 검다, 붉다"를 넘어서 각 맥주가 가진 이야기를 즐길 수 있습니다.
맥주를 더 깊이 이해하고 싶다면, IPA와 세종(Saison) 같은 스타일의 차이를 배우는 것에서 시작해 보세요. 여러분의 맥주 경험이 한층 풍부해질 것입니다!
※ 원문 Arrêtez de classer les bières par couleurs - Yann Champion
(https://www.slate.fr/story/155648/bieres-blanches-brunes-blond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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